전자발찌는 언제 붙을까 — 재범의 위험성을 판단하는 기준
부착명령과 재범의 위험성
성폭력범죄로 재판을 받게 되면 검사가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청구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부착명령이 내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요구하는 재범의 위험성은 다시 저지를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장래에 다시 범죄를 저질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법원은 이 판단을 보호관찰을 명하는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합니다. 실제로 위험성 평가에서 높음이 나오고 같은 종류의 전과가 두 차례 있었는데도 부착명령이 기각된 사례가 있습니다. 판단 구조를 정리해 드립니다.

어떤 경우에 부착명령이 청구되나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은 검사가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부착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청구가 가능한 경우는 다섯 가지입니다. 성폭력범죄로 실형을 마친 뒤 10년 이내에 다시 저지른 때, 전자장치를 부착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저지른 때, 성폭력범죄를 두 번 이상 범하여 그 습벽이 인정된 때, 19세 미만의 사람을 대상으로 저지른 때, 그리고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저지른 때입니다.
같은 조는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 살인범죄, 강도범죄, 스토킹범죄에 대해서도 각각 청구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청구는 공소가 제기된 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해야 합니다.
'재범의 위험성'은 가능성만으로 부족합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법이 말하는 재범의 위험성은 막연한 가능성을 뜻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7410, 2010전도44 판결).
판단 방법도 정해져 있습니다.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직업과 환경, 그 범행 이전의 행적,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뉘우치는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 시를 기준으로 합니다. 과거의 전력만 놓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이 끝나는 시점의 상태를 본다는 뜻입니다.
보호관찰보다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법원은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을 같은 기준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형의 집행을 마친 뒤 보호관찰명령만 하는 경우에 비하여 신체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에 제약을 가하는 정도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착명령을 하려면 보호관찰명령의 경우보다 재범의 위험성을 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실제 판단에서도 이 차이가 드러납니다. 한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에게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위험성이 전자장치를 부착하여 행적을 감시해야 할 정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위험성이 있다는 판단과 부착명령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별개라는 것입니다.
평가 점수가 '높음'이어도 기각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강제추행으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같은 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두 차례 있었고 누범 기간 중에 다시 범행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도구 결과도 재범위험성 높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은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했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5. 10. 선고한 판결).
법원이 든 이유는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평가 결과가 높음이기는 하나 높음으로 분류되는 전체 구간 안에서는 최하한에 속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범행을 반복하기는 했으나 각 범행의 내용을 보면 유형력 행사나 추행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셋째, 종래에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물론 보호관찰명령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넷째, 징역형 선고와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명령, 보호관찰명령에 적절한 준수사항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재범을 막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인다는 점입니다.
정리하면 점수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같은 등급 안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이전에 어떤 감독을 받아 본 적이 있는지, 덜 무거운 수단으로도 목적을 이룰 수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부착명령이 기각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보호관찰명령을 선고하고 준수사항을 부과하기도 합니다.
부착명령이 선고되지 않는 경우
같은 법 제9조 제4항은 법원이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해야 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하는 때, 해당 사건에 대하여 무죄나 면소, 공소기각의 판결 또는 결정을 선고하는 때, 벌금형을 선고하는 때, 그리고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때입니다. 다만 집행유예의 경우에는 같은 법 제28조 제1항에 따라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는 때가 예외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보호관찰을 명할 때 그 보호관찰 기간의 범위에서 준수사항 이행 확인 등을 위해 부착을 명하는 별도의 제도로, 형의 집행을 마친 뒤에 붙는 제9조의 부착명령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부착기간은 법정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정형의 상한이 사형이나 무기징역인 범죄는 10년 이상 30년 이하, 징역형의 하한이 3년 이상인 범죄는 3년 이상 20년 이하, 그 밖의 경우는 1년 이상 10년 이하입니다. 19세 미만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경우에는 하한이 두 배가 됩니다. 부착명령을 선고받은 사람은 그 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습니다.
부착명령을 받아들이면 형이 줄어들까요
실무에서 종종 나오는 오해입니다. 법은 이 점을 분명히 막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9조 제7항은 부착명령의 선고는 특정범죄사건의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전자장치를 차게 되었으니 형을 줄여 달라는 주장은 법률상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부착명령은 형벌이 아니라 재범을 막기 위한 보안처분이고, 형은 형대로 정해집니다. 두 절차의 판결은 동시에 선고되지만 서로 상쇄되는 관계가 아닙니다. 그래서 양형과 부착명령은 각각 별개의 자료로 준비해야 합니다.
Q검사가 부착명령을 청구하면 반드시 붙게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은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부착명령을 선고하는데, 여기서 위험성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장래에 다시 범죄를 저질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청구가 기각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Q위험성 평가에서 '높음'이 나왔다면 결과가 정해진 건가요?›
평가 결과는 여러 자료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 사건에서는 평가 결과가 높음이었지만 그 구간 안에서 최하한에 속한다는 점, 범행의 정도, 종래 보호관찰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 다른 처분만으로도 재범을 막을 수 있다고 보이는 점을 들어 부착명령이 기각되었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Q집행유예를 받으면 전자장치를 차지 않나요?›
원칙적으로 법원은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때에는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해야 합니다. 다만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에 따라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는 경우가 예외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 부착은 보호관찰 기간에 결부된 것으로, 형의 집행을 마친 뒤에 붙는 제9조의 부착명령과는 구별됩니다.
Q전자장치를 차면 형이 줄어드나요?›
아닙니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7항은 부착명령의 선고가 특정범죄사건의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부착명령은 형벌이 아니라 재범을 막기 위한 보안처분이므로 형과 상쇄되지 않습니다.
Q언제를 기준으로 위험성을 판단하나요?›
판결 시를 기준으로 합니다. 재범의 위험성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의 변화, 예컨대 치료나 상담의 지속, 생활 환경의 변화도 판단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자료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양형 판단은 사실관계, 증거,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