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약 8분

배심원이 형까지 정하나요 — 국민참여재판과 양형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은 유무죄를 평결한 뒤 유죄인 경우 판사와 함께 양형을 토의하고 의견을 냅니다. 다만 그 평결과 의견은 법원을 기속하지 않습니다. 의사확인서는 공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내도록 정해져 있지만, 대법원은 내지 않은 피고인도 제1회 공판기일 전까지는 신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신청 절차와 배제결정, 양형에 미치는 영향과 한계를 조문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국민참여재판의 절차와 양형 토의를 설명하는 법률 인포그래픽

배심원은 무엇을 정하나

국민참여재판이라고 하면 배심원이 형까지 정하는 것으로 아시는 분이 많습니다. 정확히는 두 단계로 나뉩니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2항은 심리에 관여한 배심원이 재판장의 설명을 들은 후 유무죄에 관하여 평의하고 전원의 의견이 일치하면 그에 따라 평결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배심원 과반수의 요청이 있으면 심리에 관여한 판사의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의견이 갈리면 제3항이 적용됩니다. 전원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때에는 평결 전에 판사의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하고, 이 경우 유무죄의 평결은 다수결로 합니다. 의견을 진술한 판사도 평결에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양형은 그다음입니다. 제4항은 평결이 유죄인 경우 배심원이 심리에 관여한 판사와 함께 양형에 관하여 토의하고 그에 관한 의견을 개진한다고 정합니다. 재판장은 토의 전에 처벌의 범위와 양형의 조건 등을 설명해야 합니다.

즉 유무죄는 배심원이 평결하고, 양형은 배심원이 판사와 토의한 뒤 의견을 제시하며 형은 법원이 정하는 구조입니다.

평결과 의견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조항이 제46조 제5항입니다. 앞의 평결과 의견은 법원을 기속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배심원 전원이 무죄로 평결해도 법원이 유죄를 선고할 수 있고, 양형 의견보다 무겁거나 가벼운 형을 정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아무런 제약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48조 제4항은 재판장이 판결선고 시 피고인에게 배심원의 평결결과를 고지해야 하고, 평결결과와 다른 판결을 선고하는 때에는 피고인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제49조도 같은 방향입니다. 판결서에는 배심원이 재판에 참여하였다는 취지를 적어야 하고 배심원의 의견을 적을 수 있으며, 평결결과와 다른 판결을 선고하는 때에는 판결서에 그 이유를 기재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은 모두 법원을 구속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무죄 평결과 다른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 이유를 피고인에게 설명하고 판결서에도 적어야 합니다. 양형 의견과 다른 형을 정하는 경우까지 이 두 조항의 별도 의무가 그대로 확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평결과 양형 의견은 실제 재판에서 가볍지 않은 무게를 갖습니다. 제46조 제6항에 따라 평결결과와 양형 의견을 집계한 서면은 소송기록에 편철됩니다.

아무 사건이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5조 제1항이 대상사건을 정합니다.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에 따른 합의부 관할 사건이 기본이되 같은 항 제2호와 제5호는 제외됩니다. 여기에 그 사건의 미수죄·교사죄·방조죄·예비죄·음모죄에 해당하는 사건, 그리고 이들과 형사소송법 제11조의 관련 사건으로서 병합하여 심리하는 사건이 포함됩니다.

쉽게 말해 합의부에서 재판받는 무거운 사건이 대상이되 법이 정한 예외가 있습니다. 단독 판사가 심리하는 사건은 원칙적으로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5조 제2항은 피고인이 원하지 않거나 제9조 제1항의 배제결정이 있으면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대상사건에 해당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열리는 것이 아닙니다.

신청 기한이 7일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입니다. 제8조 제2항은 피고인이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에 관한 의사가 기재된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그 서면을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다만 7일이 지났다고 해서 신청할 길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규정의 취지가 기한이 지나면 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의사확인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피고인도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리기 전까지는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은 그 의사를 확인하여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9. 10. 23.자 2009모1032 결정).

다만 우편으로 보낸 경우에는 발송한 때, 교도소나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이 교도소장이나 구치소장 등에게 제출한 때에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봅니다.

제1항은 법원의 의무도 정합니다. 법원은 대상사건의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를 서면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확인하여야 하고, 그 확인 방법은 피고인의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정해야 합니다.

한 번 정한 뜻을 바꿀 수 있는 시점도 정해져 있습니다. 제4항에 따라 배제결정이나 회부결정이 있거나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되거나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이후에는 종전의 의사를 바꿀 수 없습니다.

법원이 하지 않기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제9조 제1항은 법원이 공소제기 후부터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된 다음날까지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배제결정을 할 수 있는 경우를 넷으로 정합니다.

첫째, 배심원이나 예비배심원, 배심원후보자 또는 그 친족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침해나 침해의 우려가 있어 출석이 어렵거나 직무를 공정하게 수행하지 못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둘째, 공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 중 일부가 원하지 아니하여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셋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입니다.

넷째, 그 밖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법원은 이 결정을 하기 전에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제2항),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제3항).

선고가 그날 이루어집니다

일반 재판과 크게 다른 점이 또 있습니다. 제48조 제1항은 판결의 선고를 원칙적으로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하도록 정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만 따로 선고기일을 지정할 수 있고, 그 경우에도 제3항에 따라 변론종결 후 14일 이내여야 합니다.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선고하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라 판결서를 선고 후에 작성할 수 있습니다.

준비하는 쪽에서 보면 의미가 큽니다. 선고를 앞두고 자료를 더 내거나 사정을 보완할 여유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반성문이나 합의서, 피해 회복 자료, 재범방지교육 수료 자료처럼 양형에 관한 것은 원칙적으로 변론 종결 전에 제출되도록 준비하셔야 합니다.

양형 자료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양형 토의에 참여하는 사람은 법률가만이 아닙니다. 재판장이 처벌의 범위와 양형의 조건을 설명한 뒤 배심원이 함께 토의합니다.

그래서 자료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은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입니다. 이 항목들을 법률 용어가 아니라 사실로 보여 주는 편이 전달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구와 살고 있는지, 피해 회복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재발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정리합니다.

재범방지교육을 받고 있다면 수료 사실만이 아니라 무엇을 배웠고 생활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짧은 시간에 판단이 이루어지는 절차일수록 설명의 구체성이 중요합니다.

Q배심원이 무죄로 평결하면 무죄가 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46조 제5항은 평결과 의견이 법원을 기속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제48조 제4항에 따라 평결결과와 다른 판결을 선고하는 때에는 피고인에게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제49조 제2항에 따라 판결서에도 그 이유를 적어야 합니다.

Q7일을 넘기면 신청할 수 없나요?

법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의사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제출하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제8조 제2항·제3항). 다만 7일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신청 가능성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의사확인서를 내지 않은 피고인도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리기 전까지는 신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2009모1032). 이미 배제결정이나 회부결정, 공판준비절차가 진행되었다면 제8조 제4항의 의사변경 제한에 걸리는지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Q한 번 신청하면 취소할 수 없나요?

제8조 제4항은 배제결정이나 회부결정이 있거나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되거나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이후에는 종전의 의사를 바꿀 수 없다고 정합니다. 그 전까지는 바꿀 수 있으므로 시점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Q모든 사건에서 신청할 수 있나요?

제5조 제1항은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의 합의부 관할 사건(같은 항 제2호·제5호는 제외)과 그 미수·교사·방조·예비·음모 사건, 이들과 병합 심리하는 관련 사건을 대상으로 정합니다. 단독 판사가 심리하는 사건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닙니다.

Q선고는 언제 이루어지나요?

제48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변론을 종결한 당일에 선고하고, 특별한 사정이 있어 따로 기일을 정하더라도 제3항에 따라 변론종결 후 14일 이내여야 합니다. 양형 자료는 원칙적으로 변론 종결 전에 제출되도록 준비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