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8·약 6분

심신미약이면 형이 줄어들까

심신장애 판단기준(2018도7658)

심신미약이면 형이 줄어들까. 심신장애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전문가 감정에 법원이 구속되는지 대법원 2018도7658로 정리합니다.

심신미약이면 형이 줄어들까 - 심신장애 판단기준 판례 해설(2018도7658)

심신미약이면 형이 줄어들까 — 심신장애는 어떻게 판단하나

형사사건에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은 형의 감경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쟁점입니다. 그러나 정신과 진단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8도7658 판결은 형법 제10조의 심신장애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관한 기준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무엇이 쟁점이었나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형법 제10조가 정한 심신장애를 무엇을 기준으로, 누가 판단하는가’였습니다. 형법 제10조는 제1항에서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사람의 행위는 벌하지 않고(심신상실), 제2항에서 그 능력이 미약한 사람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심신미약). 문제는 어떤 정신적 상태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전문가의 정신감정 결과가 나오면 법원이 그대로 따라야 하는지였습니다.

이 쟁점이 다투어지는 이유는, 심신장애 판단이 의학적 평가와 법적 평가의 경계에 걸쳐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질환의 존재는 의학적 진단의 영역이지만, 그것이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만한 상태’였는지는 형벌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내려야 하는 규범적 판단입니다. 정신과적 진단이 있다는 사실과, 범행 당시 시비를 가릴 능력이 없었다는 평가는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입니다.

일반인의 직관으로는 ‘정신질환 진단서가 있으면 심신미약이 인정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법은 진단의 존재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범행 당시 실제로 변별능력과 행위통제능력이 어떠했는지를 따로 평가합니다. 이 직관과 법리의 차이를 어떻게 메우는지가 이 사건의 관건이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형법 제10조의 심신장애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보았습니다. 하나는 생물학적 요소로서 정신병 또는 비정상적 정신상태와 같은 정신적 장애가 있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심리학적 요소로서 그러한 정신적 장애로 말미암아 사물에 대한 변별능력과 그에 따른 행위통제능력이 결여되거나 감소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심신장애의 유무가 ‘법원이 형벌제도의 목적 등에 비추어 판단해야 할 법률문제’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전문 감정인의 정신감정 결과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지만, 법원이 반드시 그 의견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며, 감정 결과뿐 아니라 범행의 경위와 수단, 범행 전후의 행동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자료를 종합하여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따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실무적 의미

이 판결은 심신미약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진단’을 넘어 ‘범행 당시의 변별·통제능력 저하’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정신과 진료 이력을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범행의 경위와 수단, 전후 행동 등 정황과 연결해 범행 시점의 상태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형법 제10조 제2항은 심신미약의 효과를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여(2018년 개정으로 임의적 감경),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감경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는 점도 함께 유념해야 합니다.

정신과 진단서가 있으면 심신미약이 인정되나요?

진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신적 장애가 있더라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변별능력·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보지 않습니다.

전문가가 심신미약이라고 감정하면 법원이 따라야 하나요?

아닙니다. 정신감정 결과는 중요한 참고자료이지만, 법원은 이에 구속되지 않고 범행 경위·수단·전후 행동 등을 종합해 독자적으로 판단합니다.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반드시 형이 줄어드나요?

형법 제10조 제2항은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므로(임의적 감경), 인정되더라도 감경 여부는 법원의 재량입니다.

심신상실과 심신미약은 어떻게 다른가요?

변별·결정 능력이 ‘없는’ 경우가 심신상실(벌하지 않음)이고, 그 능력이 ‘미약한’ 경우가 심신미약(형을 감경할 수 있음)입니다.

스스로 술·약물로 만취해 저지른 범행도 심신장애로 감경되나요?

형법 제10조 제3항은 위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일으킨 경우에는 감경·면책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어, 그러한 경우에는 감경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심신장애·양형이 문제 되는 사건이라면

심신미약 주장은 진단의 존재만이 아니라 범행 당시의 상태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정신감정 자료와 범행 정황을 연결해 책임능력을 다투고, 양형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대응해 왔습니다. 심신장애가 쟁점이 되는 사건이라면,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방향을 점검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