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받는 동안 갇혀 있던 날은 형에서 빠집니다 — 미결구금일수 산입
형법 제57조 · 형사소송법 제482조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구금되어 있던 날은 형기에서 전부 빠집니다. 예전에는 법원이 일부만 산입할 수 있었으나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그 부분이 효력을 잃었습니다. 어느 기간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조문과 판례로 정리해 드립니다.

구속되어 재판받은 기간은 어떻게 되나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징역형이 선고되면, 이미 갇혀 있던 기간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기간은 형기에서 빠집니다. 아래 설명은 2026년 9월 18일 현재의 조문을 기준으로 합니다.
형법 제57조 제1항이 이를 정합니다.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는 그 전부를 유기징역, 유기금고,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 또는 구류에 산입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구금일수 1일을 징역이나 금고, 유치, 구류 기간의 1일로 계산한다고 정합니다.
이렇게 형기에 넣는 것을 산입이라고 하고,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구금되어 있던 기간을 미결구금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그 사건에서 확정 전까지 산입할 미결구금이 모두 100일이고 징역 1년이 확정되었다면, 실제로 더 살아야 하는 기간은 1년에서 그 100일을 뺀 만큼입니다. 다만 다른 사건으로 구금되어 있던 기간이나 이미 다른 형의 집행에 산입된 기간까지 무조건 중복해서 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일부만 빼 주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전부를 산입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종전 형법 제57조 제1항은 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산입한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이 재량으로 일부만 넣을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헌법재판소가 2009년 6월 25일 2007헌바25 결정으로 이 조항 가운데 '또는 일부' 부분을 위헌으로 선언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부분은 효력을 잃었습니다.
대법원도 이를 확인했습니다. 형법 제57조 제1항 중 '또는 일부' 부분이 위 위헌결정으로 효력이 상실되었으므로 판결선고 전 미결구금일수는 그 전부가 법률상 당연히 본형에 산입하게 되었고, 따라서 판결에서 별도로 미결구금일수 산입에 관한 사항을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11448 판결).
그래서 판결문에 미결구금일수를 며칠 산입한다는 문구가 따로 적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말이 없다고 해서 빼 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따라 당연히 빠지기 때문입니다.
선고 뒤 확정 전까지의 기간도 빠집니다
제57조는 판결선고 전의 구금을 정한 조문입니다. 그렇다면 선고를 받은 뒤 항소하거나 상고해서 확정되기까지 갇혀 있던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형사소송법 제482조가 이를 정합니다. 제1항은 판결선고 후 판결확정 전의 구금일수를 전부 본형에 산입한다고 하며, 판결선고 당일의 구금일수도 포함한다고 명시합니다. 제2항은 상소기각 결정을 할 때의 송달기간이나 즉시항고기간 중의 미결구금일수도 전부 산입한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계산 방법을 정합니다. 구금일수 1일을 형기 1일 또는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기간 1일로 계산합니다.
정리하면 수사와 재판을 받는 동안 갇혀 있던 기간은 선고 전이든 선고 후 확정 전이든 형기에서 빠지는 구조입니다.
Q벌금이라면 어떻게 되나요?›
형법 제57조 제1항은 징역과 금고뿐 아니라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 그리고 구류에도 산입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되는 경우, 그 전에 구금되어 있던 기간이 유치 기간에서 빠집니다. 계산은 구금 1일을 유치 1일로 봅니다.
이는 선고된 벌금형을 다시 감형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고된 금액 자체는 그대로입니다. 다만 집행 단계에서 산입에 따른 공제가 반영되므로 실제로 내야 할 잔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판결에 적힌 1일 환산 기준과 검찰이 보낸 벌과금 조정·납부고지 내역을 나란히 놓고 대조해 보시는 것이 확실합니다.
형이 집행되지 않는 처분이라면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형의 집행이 유예되므로 당장 복역하지 않습니다. 형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집행을 미루어 둔 것입니다.
그래서 집행유예가 나중에 실효되거나 취소되어 그 형을 집행하게 되면, 그 사건의 미결구금일수 산입을 반영해야 합니다. 다만 다른 사건으로 구금되어 있던 기간이 섞여 있거나 이미 다른 형의 집행에 산입된 기간이 있으면 계산이 복잡해지므로, 확정된 판결과 집행 기록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것이어서 구조가 또 다릅니다. 선고유예가 실효되어 형을 선고하고 집행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때 다시 산입 문제가 나옵니다. 본인에게 내려진 처분이 실형인지 집행유예인지 선고유예인지에 따라 미결구금이 갖는 의미가 달라지므로, 판결 주문을 정확히 읽는 것이 먼저입니다.
양형기준은 법이 아닙니다
미결구금 산입은 법률이 정한 계산이어서 법원이 재량으로 줄일 수 없습니다. 반면 형을 얼마로 정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만든 양형기준은 법관이 합리적인 양형을 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마련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입니다. 대법원은 이 기준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으며, 그 내용의 타당성에 의하여 일반적인 설득력을 가지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법관의 양형에서 존중이 요구되는 것일 뿐이라고 판시했습니다(위 2009도11448 판결).
그래서 양형기준표의 권고 범위가 곧 선고될 형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양형기준이 발효하기 전에 공소가 제기된 범죄에 관하여 그 기준을 참고자료로 삼았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불리한 법률을 소급 적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도 판단했습니다.
Q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먼저 실제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갇혀 있었는지를 특정합니다. 체포된 날, 구속영장이 발부된 날, 석방된 날이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계산이 됩니다.
다음으로 판결 주문과 확정 시점을 확인합니다. 선고 전 구금은 형법 제57조가, 선고 후 확정 전 구금은 형사소송법 제482조가 각각 근거 조문이므로 구간을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집행 기관의 계산서를 확인합니다. 형기가 언제 끝나는지는 검찰의 집행 사무에서 계산되므로, 본인이 생각한 날짜와 다르면 근거를 물어보고 대조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마지막으로 판결문에 미결구금 산입 문구가 없다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별도로 적혀 있지 않더라도 법률상 당연히 산입됩니다.
재범방지교육센터의 관점에서 덧붙입니다. 구금되어 있던 기간이 형기에서 빠진다고 해서 그 기간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출소 이후를 어떻게 준비했는지는 남은 절차와 이후의 생활에 그대로 영향을 미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자료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양형 판단은 사실관계, 증거,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