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실효되면 누범이 아니다?
전과 실효와 누범 가중(2025도15970)
형이 실효되어도 누범 가중 요건은 여전히 충족될 수 있다는 대법원 2025도15970 판결의 의미를 해설합니다.

형이 실효되면 누범 가중도 받지 않을까
전과가 있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그 형이 실효됩니다. 그렇다면 형이 실효된 뒤에는 그 전과를 근거로 한 누범 가중도 받지 않게 되는 것일까요. 직관적으로는 그렇게 보이기 쉽지만, 대법원 2025도15970 판결의 결론은 정반대입니다. 형이 실효되었더라도 누범 가중의 요건은 여전히 충족될 수 있습니다.
쟁점 — 실효된 전과와 형법 제35조의 누범
형법 제35조 제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경우를 누범으로 규정하고,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집행을 마친 뒤 3년 내에 다시 죄를 범했는데, 그 후 시간이 지나 앞선 형이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실효되었습니다. 원심은 형이 실효된 전과를 근거로는 누범 가중을 할 수 없다고 보아 누범 가중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 실효돼도 누범사유에는 여전히 해당한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논리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형이 실효되면 그 형의 선고에 따른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할 뿐, 형의 선고가 있었다는 기왕의 사실 자체의 모든 효과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누범 가중은 앞선 형벌이 준 경고를 무시하고 다시 죄를 범함으로써 행위책임이 무거워졌다는 점과 재범예방이라는 형사정책적 목적에 근거합니다. 이러한 입법적 결단에 따라 누범 규정을 둔 이상, 단지 시간이 지나 기준이 되는 형이 실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누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일단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이상, 그 후 그 형이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실효되었더라도 형법 제35조 제1항이 정한 누범사유에는 여전히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범 가중을 하지 않은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어,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실무적 의미 — ‘실효’와 ‘누범 판단’은 다른 문제다
이 판결은 형의 실효가 가지는 효과의 범위를 분명히 합니다. 형의 실효는 전과 기록의 관리나 자격 제한 같은 장래의 법적 효과를 정리해 사회 복귀를 돕는 제도이지, 과거에 그 형을 선고받고 집행을 마쳤다는 사실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양형 단계에서 누범 가중 여부를 다툴 때에는, 앞선 형이 실효되었는지가 아니라 ‘집행 종료·면제 후 3년 내에 다시 죄를 범했는지’라는 누범의 본래 요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전과의 시기와 재범 시점, 죄의 경중을 정확히 짚는 것이 양형 변론의 출발점이 됩니다.
전과와 누범 가중이 걱정되신다면
누범 가중은 선고형의 상한을 크게 높이는 만큼, 그 요건의 충족 여부는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전과의 시기와 재범 시점, 죄질을 면밀히 분석하여 누범 가중의 적용 여부와 양형 자료를 함께 검토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전과가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사건을 마주하셨다면, 정확한 법적 위치부터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자료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양형 판단은 사실관계, 증거,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