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이 재산범죄, 친족상도례의 변화
형 면제에서 친고죄로
가족 사이 재산범죄는 처벌 안 된다는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로 형 면제가 사라지고 친고죄로 바뀐 변화를 정리합니다.

가족 사이 재산범죄는 처벌받지 않는다? — 바뀐 친족상도례
오랫동안 우리 형법에는 일정한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해 주는 ‘친족상도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그에 따른 형법 개정으로, 이 제도의 핵심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봅니다.
무엇이 쟁점이었나
친족상도례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등 일정한 친족 사이에서 절도·사기·횡령 같은 재산범죄가 일어난 경우 형을 면제하거나 친고죄로 다루던 형법상 특례입니다. 그 바탕에는 ‘가정 안의 일은 국가가 형벌로 깊이 개입하기보다 가족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낫다’는 오래된 관념이 있었습니다. 이 특례는 형법 제328조에 규정되어 있으면서 제344조(절도), 제354조(사기·공갈), 제361조(횡령·배임) 등을 통해 주요 재산범죄에 준용되어 폭넓게 적용됩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구 형법 제328조 제1항이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등 사이의 재산범죄에 대해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도록 정한 점이었습니다. 이 조항은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또 피해의 경중이나 가족관계의 실질과 무관하게 무조건 처벌을 면제하는 구조였습니다. 그 결과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 피해를 입은 사람이 형사적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 예컨대 의사결정이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의 재산이 친족에 의해 침해되어도 처벌의 길이 막히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일반인의 직관으로는 ‘가족끼리의 돈 문제는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 사이라도 일방적으로 재산을 침해당한 피해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일률적 형 면제가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형법 개정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친족상도례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헌법재판소 2024. 6. 27. 2020헌마468 등 결정).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도록 한 부분이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아, 입법자가 법을 개선할 때까지 그 적용을 중지하도록 한 것입니다. 즉 위헌적인 ‘형 면제’ 조항이 곧바로 효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후 형법 제328조가 개정되어 그 내용이 달라졌습니다. 현행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제323조의 죄 등)에 대해 ‘형을 면제’하는 대신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하여 친고죄로 규정하고, 종전에 형 면제 대상을 정하던 제2항은 삭제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조 제1항 후단은 「형사소송법」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도 고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가족이면 무조건 면제’가 아니라, ‘피해자가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다’는 구조로 바뀐 것입니다.
실무적 의미
이 변화의 핵심은 가족 사이의 재산범죄가 더 이상 자동으로 처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피해자의 고소 여부가 처벌의 관건이 되므로, 피해를 입은 가족 구성원은 고소를 통해 형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고, 반대로 혐의를 받는 쪽은 고소의 적법성과 친족관계, 사실관계를 따져 방어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장애인 등 의사표시가 어려운 피해자의 재산 침해 사건에서 의미가 큽니다. 가족 사이의 재산 분쟁이라도 ‘가족이니 괜찮다’고 단정하기 어려워졌으므로, 사안 초기에 형사적 대응 가능성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친고죄인 만큼 고소 기간과 고소권자의 범위가 중요한 변수가 되므로, 피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과 친족관계를 함께 확인해 대응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가족 사이 재산범죄도 처벌되나요?
형을 무조건 면제하던 조항이 헌법불합치로 효력을 잃고 친고죄로 개정되어, 피해자가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친고죄가 되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피해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고소가 없으면 처벌 절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어떤 친족 사이에 적용되나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등 형법이 정한 일정한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에 적용됩니다. 구체적 범위는 사안에 따라 확인이 필요합니다.
친족이 아닌 공범도 같은 혜택을 받나요?
아닙니다. 형법 제328조 제3항은 피해자의 친족이 아닌 공범에 대해서는 친족 사이의 특례를 적용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고소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친고죄의 고소는 원칙적으로 일정한 기간 내에 해야 하므로,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시점과 고소 기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 사이 재산 분쟁이 형사로 번질 수 있다면
친족상도례의 변화로 가족 사이 재산범죄의 대응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친족관계와 고소의 적법성,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하여 피해자·피의자 양측의 입장에서 대응해 왔습니다. 가족 사이의 재산 문제가 형사사건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방향을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자료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양형 판단은 사실관계, 증거,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