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확정됐는데 집행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 형의 시효
형법 제77조·제78조·제79조·제80조
형이 확정된 뒤 집행을 받지 않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효가 완성되어 집행이 면제됩니다. 공소를 제기하기 전에 문제되는 공소시효와는 다른 제도입니다. 2023년 개정으로 사형은 시효 대상에서 빠졌고, 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은 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형의 종류별 기간과 정지·중단 사유, 그리고 개정 조문의 경과규정을 정리해 드립니다.

공소시효와 다릅니다
시효라는 말이 같아서 자주 섞이는데, 두 제도는 시점도 효과도 다릅니다. 아래 설명은 2026년 9월 16일 현재의 조문을 기준으로 합니다.
공소시효는 공소를 제기하기 전의 문제입니다. 범죄가 끝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이 정합니다.
형의 시효는 형이 확정된 뒤의 문제입니다. 이미 형이 확정되었는데 그 집행을 받지 않은 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집행이 면제됩니다. 형법 제77조부터 제80조까지가 정합니다.
그래서 벌금이 확정되었는데 내지 않고 오래 지난 경우, 징역이 확정되었는데 집행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른 경우가 형의 시효 문제입니다. 반대로 아직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사건은 공소시효 문제입니다.
제77조가 효과를 정합니다. 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해서는 시효가 완성되면 그 집행이 면제됩니다. 다만 사형은 제외됩니다.
혼동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형의 시효를 다투겠다고 하시면서 아직 공소가 제기되지도 않은 사건을 말씀하시거나, 반대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하시면서 이미 확정된 벌금을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본인 사건이 공소제기 전인지 형 확정 후인지부터 나누셔야 합니다.
형의 실효와도 다릅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않고 형의 집행을 마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형이 실효된다고 정합니다. 3년을 넘는 징역·금고는 10년, 3년 이하의 징역·금고는 5년, 벌금은 2년이고, 구류와 과료는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된 때에 바로 실효됩니다. 형의 시효는 그와 달리 집행 자체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됩니다. 하나는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받은 뒤의 정리이고, 다른 하나는 집행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이 흐른 경우입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를 나누어 보시면 됩니다. 공소제기 전이면 공소시효, 형이 확정된 뒤 집행을 받지 않은 상태이면 형의 시효, 집행을 마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뒤의 정리이면 형의 실효입니다. 형이 종류에 따라 실효되는 기간도 다르므로, 시간이 지났다고 모두 같은 방식으로 실효되는 것은 아닙니다.
Q사형은 왜 빠졌나요?›
2023년 8월 8일 개정으로 바뀐 부분입니다.
종전에는 사형에도 시효 규정이 있었습니다. 개정으로 제77조 본문에서 사형이 제외되었고, 제78조에서 사형에 관한 제1호가 삭제되었습니다.
즉 사형이 확정된 사람은 아무리 오랜 기간이 지나도 시효로 집행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주의하실 것이 경과규정입니다. 개정 전에 사형이 확정된 사람에게는 종전 규정이 그대로 남는 것이 아닙니다. 법률 제19582호 부칙 제2조는 제77조와 제78조 제1호, 제80조의 개정규정을 이 법 시행 전에 사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도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시효 제도 자체의 취지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시간이 오래 흐르면 처벌의 필요성이 줄고 법적 상태를 안정시킬 필요가 생긴다는 것이 시효의 근거입니다. 다만 생명을 박탈하는 형에까지 그 논리를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였고, 입법자가 적용하지 않기로 정한 것입니다.
다른 조문에는 경과규정이 다르게 붙어 있습니다. 2017년 12월 12일 개정으로 바뀐 제78조 제5호와 제6호는 그 시행 후 최초로 재판이 확정되는 경우부터 적용하고(법률 제15163호 부칙), 2014년 5월 14일 신설된 제79조 제2항은 시행 당시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사람에게도 적용합니다(법률 제12575호 부칙). 그래서 오래전에 확정된 형을 계산하실 때에는 지금의 기간표를 그대로 대입하지 마시고, 그 형에 어느 규정이 적용되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기간은 형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제78조가 기간을 정합니다. 시효는 형을 선고하는 재판이 확정된 후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고 다음 기간이 지나면 완성됩니다.
무기의 징역 또는 금고는 20년입니다.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는 15년입니다. 3년 이상 10년 미만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년 이상의 자격정지는 10년입니다. 조문은 상위 구간이 먼저 적용되므로, 10년 이상의 징역은 앞의 15년에 해당합니다.
3년 미만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상 10년 미만의 자격정지는 7년입니다.
5년 미만의 자격정지와 벌금, 몰수 또는 추징은 5년입니다. 구류 또는 과료는 1년입니다.
여기서 기준은 선고받은 형이지 법정형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면 3년 미만에 해당해 7년입니다. 그리고 기산점은 재판이 확정된 날입니다.
기간을 셀 때 흔히 놓치는 것이 벌금입니다. 벌금은 5년인데, 확정된 뒤 내지 않고 지내다가 오래되었으니 없어졌겠거니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뒤에서 보듯 정지나 중단 사유가 있으면 확정일부터 단순히 5년을 세는 것과 결과가 달라집니다. 집행기록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몰수와 추징도 5년입니다. 다만 추징은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의 방법으로 집행되는 일이 있어, 그 과정에서 중단 사유가 생겼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시효가 멈추는 경우
제79조가 정지를 정합니다. 두 가지 경우입니다.
제1항은 집행을 할 수 없는 기간입니다. 형의 집행유예나 정지 또는 가석방, 그 밖에 집행할 수 없는 기간에는 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이거나 형집행정지 중이라면 그 기간만큼 시계가 멈춥니다.
제2항이 실무에서 더 중요합니다. 형이 확정된 후 그 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한 사람이 형의 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 동안에는 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2014년에 들어온 규정이고 2023년에 문언이 정비되었습니다.
그래서 외국에 나가 기다리면 시효가 완성된다는 생각은 맞지 않습니다. 집행을 면할 목적이 인정되는 한 그 기간은 계산에서 빠집니다.
정지는 멈추었다가 다시 이어지는 것입니다. 사유가 없어지면 그때부터 남은 기간이 계속 진행합니다.
정지 사유가 있었는지는 본인 기억이 아니라 기록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출입국 기록과 형집행정지 결정, 가석방 결정이 그 자료입니다.
시효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경우
정지와 구별해야 하는 것이 중단입니다. 제80조가 정합니다.
징역과 금고, 구류의 경우에는 수형자를 체포한 때에 시효가 중단됩니다. 벌금과 과료, 몰수, 추징의 경우에는 강제처분을 개시한 때에 중단됩니다.
중단은 그때까지 지나간 기간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정지가 시계를 잠시 멈추는 것이라면 중단은 시계를 처음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벌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경우에 이 조문이 바로 작동합니다. 검찰이 재산에 대한 강제처분에 들어가면 그 시점에 시효가 중단되고, 그동안 지나간 기간은 계산에서 사라집니다.
여기서 문언을 정확히 보셔야 합니다. 징역·금고·구류는 수형자를 체포한 때가 중단 시점입니다. 수배를 내렸다거나 검거를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는 중단되지 않습니다. 재산형도 마찬가지여서, 소재나 재산을 찾아보았다는 사정이 아니라 법이 정한 강제처분이 개시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중단이 생기면 그때까지 지나간 기간은 계산에서 빠집니다. 다만 강제처분이 개시된 날부터 곧바로 새로 5년이 시작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중단으로 종전 기간이 사라지는 것과, 집행이 계속되는 동안 새 시효가 진행하는지는 다른 문제여서 집행이 언제까지 이어졌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추징에 관한 사건이지만 참고가 되는 대법원 결정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추징형을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의 방법으로 집행하는 경우 검사가 법원에 채권압류명령을 신청한 때에 강제처분인 집행행위가 개시되어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기고, 집행이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이미 생긴 중단의 효력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채권압류의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추징형의 집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3. 2. 23.자 2021모3227 결정). 추징의 집행에 관한 결정이므로 다른 재산형의 집행 수단에 그대로 옮겨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Q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먼저 확정일을 확인하십시오. 형의 시효는 재판이 확정된 날부터 계산합니다. 판결문과 확정증명으로 날짜를 특정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선고받은 형을 봅니다. 징역인지 벌금인지, 징역이라면 몇 년인지에 따라 기간이 20년에서 1년까지 크게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사이의 사정을 정리합니다. 집행유예 기간이 있었는지, 형집행정지나 가석방이 있었는지, 국외에 체류한 기간이 있었는지가 정지 사유와 연결됩니다.
마지막으로 집행기관의 조치를 확인합니다. 징역·금고·구류라면 실제로 체포되었는지, 벌금이나 추징이라면 강제처분이 개시되었는지가 중단 여부를 가릅니다. 수배나 검거 시도만으로는 중단되지 않으므로, 검찰의 집행 기록으로 어떤 조치가 언제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정확한 계산이 나옵니다.
또 하나 확인하실 것이 함께 걸린 다른 처분입니다. 형이 집행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면 수배가 유지되고, 출국이나 각종 신고 절차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시효만 따로 떼어 생각하실 문제가 아닙니다.
재범방지교육센터의 관점에서 덧붙입니다. 형의 시효가 지나기를 기다리는 것은 권할 만한 선택이 아닙니다. 정지나 중단 사유가 있으면 확정일부터 단순히 기간을 세는 방식과 결과가 달라지고, 그동안 집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는 다른 불이익도 이어집니다. 벌금이라면 분할납부나 납부연기, 사회봉사 대체가 각각 요건을 갖추는지 먼저 검토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자료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양형 판단은 사실관계, 증거,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