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처벌할 수 없게 되나요 — 공소시효의 기간과 정지
기간·기산점·정지 사유
오래전 일로 조사를 받게 되면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는지 묻게 됩니다. 형사소송법은 법정형에 따라 공소시효를 1년부터 25년까지 일곱 단계로 정하고, 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하도록 합니다. 공소가 제기되면 시효 진행이 정지되고,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에도 정지됩니다. 사람을 살해한 범죄로 사형에 해당하는 죄에는 종범을 제외하고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확정된 형을 집행하지 못한 채 지나는 형의 시효와는 다른 제도입니다. 기간과 기산점, 정지 사유를 조문과 판례로 정리해 드립니다.

공소시효와 형의 시효는 다른 제도입니다
두 낱말이 비슷해 자주 섞입니다. 그러나 작동하는 시점이 다릅니다.
공소시효는 원칙적으로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범죄가 끝난 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고, 이미 공소가 제기된 뒤에 시효가 지났던 것으로 밝혀지면 법원은 면소판결을 합니다. 이와 별도로 공소를 제기한 뒤에도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는 규정이 따로 있습니다. 뒤에서 보는 제249조 제2항입니다.
형의 시효는 재판이 끝난 뒤의 문제입니다. 형이 확정되었는데 집행되지 않은 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집행이 면제됩니다. 이미 확정된 형을 더 이상 집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 유죄판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오래된 일로 연락을 받으셨다면 먼저 어느 단계인지를 보셔야 합니다. 아직 수사나 기소 단계라면 공소시효가, 확정된 형이 남아 있는 상태라면 형의 시효가 문제 됩니다.
기간은 법정형에 따라 일곱 단계입니다
아래 기간은 현행 규정입니다. 과거에 저지른 범죄라면 범행 시점과 개정법 부칙에 따라 종전 기간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현재의 기간표만으로 계산하시면 안 됩니다. 2007년 12월 21일 법률 제8730호 부칙 제3조는 그 법 시행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은 공소시효를 다음 기간의 경과로 완성한다고 정하고 일곱 가지로 나누어 두었습니다.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25년,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15년,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10년,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7년입니다.
이어서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는 5년, 장기 5년 이상의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범죄는 3년, 장기 5년 미만의 자격정지와 구류·과료 또는 몰수에 해당하는 범죄는 1년입니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것은 실제로 선고될 형이 아니라 그 죄의 법정형입니다. 그래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죄명으로 구성되는지에 따라 시효가 달라집니다.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되는지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제250조는 두 개 이상의 형을 병과하거나 두 개 이상의 형에서 하나를 과할 범죄에 대해서는 무거운 형에 의하여 제249조를 적용하도록 합니다. 제251조는 형법에 의하여 형을 가중하거나 감경한 경우에는 가중하거나 감경하지 아니한 형에 의하여 제249조를 적용하도록 정합니다. 작량감경을 받았다고 해서 시효가 짧아지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언제부터 세는가
제252조 제1항은 시효가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한다고 정합니다. 시작한 때가 아니라 끝난 때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의 범의로 같은 행위를 반복한 포괄일죄라면 마지막 행위가 끝난 때부터 세고, 결과가 뒤늦게 발생하는 죄라면 그 결과가 생긴 때가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몇 년 전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시효가 남아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252조 제2항은 공범에 대해서는 최종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전체 공범에 대한 시효기간을 기산하도록 정합니다. 자신이 관여한 부분이 먼저 끝났더라도 다른 공범의 행위가 이어졌다면 그 마지막 시점이 기준이 됩니다.
진행이 멈추는 경우
제253조 제1항은 시효가 공소의 제기로 진행이 정지되고, 공소기각 또는 관할위반의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다시 진행한다고 정합니다. 기소되면 멈추고, 절차적인 이유로 사건이 끝나면 다시 흐른다는 뜻입니다.
제2항은 공범 중 한 사람에 대한 제1항의 시효정지, 곧 공소제기로 인한 정지가 다른 공범자에게도 효력이 미치고 해당 사건의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다시 진행한다고 정합니다. 한 사람이 먼저 기소되면 아직 기소되지 않은 공범의 시효도 함께 멈춥니다. 제3항의 국외 체류로 인한 정지까지 당연히 다른 공범에게 확장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3항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정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조항입니다.
제4항은 피고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제249조 제2항에 따른 기간의 진행이 정지된다고 정합니다. 2024년에 신설되었습니다. 제249조 제2항은 공소가 제기된 범죄가 판결의 확정 없이 공소를 제기한 때부터 25년을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입니다.
국외 체류로 시효가 멈추는 범위
제253조 제3항의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을 두고 대법원이 기준을 밝힌 판결이 있습니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5도5916 판결).
대법원은 먼저 입법 취지를 짚었습니다. 범인이 우리나라의 사법권이 실질적으로 미치지 못하는 국외에 체류한 것이 도피의 수단으로 이용된 경우에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진행되는 것을 저지하여 범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조항이 정한 경우는 범인이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로 도피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국외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서 체류를 계속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목적의 범위도 넓게 보았습니다.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은 국외 체류의 유일한 목적이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체류 목적 중에 포함되어 있으면 충분하며, 국외에 있는 것이 형사처분을 면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그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나아가 그 목적과 양립할 수 없는 주관적 의사가 명백히 드러나는 객관적 사정이 없는 한 체류기간 동안 그 목적은 계속 유지된다고 보았습니다.
순서를 나누어 보셔야 합니다. 먼저 국외 체류에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문제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체류의 경위와 시점, 수사 진행 상황과의 관계가 다투어집니다. 그 목적이 인정된 뒤에는 유학이나 취업 같은 다른 이유가 함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정지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나아가 그 목적이 더 이상 유지되지 않았다고 다투려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과 양립할 수 없는 주관적 의사가 명백히 드러나는 객관적 사정을 보여야 합니다.
시효가 아예 없는 범죄
제253조의2는 사람을 살해한 범죄로서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하여는 제249조부터 제253조까지에 규정된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2015년에 신설된 조항으로 흔히 태완이법이라고 불립니다.
조문을 정확히 보시면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사람을 살해한 범죄여야 하고, 그중에서도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여야 하며, 종범은 제외됩니다.
적용 시점도 확인하셔야 합니다. 2015년 7월 31일 법률 제13454호 부칙 제2조는 제253조의2의 개정규정을 그 법 시행 전에 범한 범죄로서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범죄에 대하여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시행 당시 이미 시효가 완성된 사건의 시효를 되살리는 규정은 아닙니다.
이 밖에도 개별 법률에서 시효를 달리 정하거나 진행을 멈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는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시효를 진행하도록 하는 특례가 있고, 일부 범죄에는 시효 배제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죄명이 정해지면 형사소송법만이 아니라 해당 법률의 특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시효가 지났다면 어떤 재판을 받나
공소시효가 완성된 뒤에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확인되면 공소권없음으로 불기소됩니다.
이미 기소된 뒤에 시효 완성이 밝혀지면 법원은 면소판결을 선고합니다. 무죄와는 다릅니다. 무죄는 범죄가 되지 않거나 증명이 없다는 판단이고, 면소는 그런 실체 판단에 들어가지 않고 절차를 끝내는 것입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같고, 형이 없으므로 전과로 남지도 않습니다. 수사를 받은 기록은 수사경력자료로 남고 별도의 보존기간이 적용됩니다.
오래된 일로 연락을 받으셨다면
첫째, 범행일과 그때 적용되던 법률을 확인하십시오. 공소시효 규정은 여러 차례 개정되었고 부칙에 경과조치가 붙어 있어, 현행 기간표만으로 계산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죄명을 확인하십시오. 시효는 법정형을 기준으로 정해지므로 같은 사실도 어떤 죄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기간이 달라집니다.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되는지도 함께 봅니다.
셋째, 행위가 끝난 시점을 특정하십시오. 시작한 날이 아니라 종료한 날이 기준입니다. 반복된 행위라면 마지막 행위가 언제였는지가 중요합니다.
넷째, 그동안 기소된 적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공소제기로 시효가 정지되고, 공범 중 한 사람이 기소된 경우에도 함께 멈춥니다.
다섯째, 국외에 체류한 기간이 있다면 그 사정을 정리하십시오. 체류의 경위와 목적, 국내와의 연락 상황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여섯째, 해당 법률의 특례를 확인하십시오. 성폭력범죄나 아동학대범죄 등에는 별도의 규정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Q공소시효와 형의 시효는 어떻게 다른가요?›
작동하는 단계가 다릅니다. 공소시효는 원칙적으로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는 제도이고, 기간이 지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으며 이미 기소되었다면 법원이 면소판결을 합니다. 다만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항은 공소를 제기한 뒤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채 25년이 지나면 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형의 시효는 형이 확정된 뒤 집행되지 않은 채 기간이 지나면 집행이 면제되는 제도로, 확정된 유죄판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Q공소시효 기간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지나요?›
그 죄의 법정형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은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 25년부터 장기 5년 미만의 자격정지·구류·과료 또는 몰수에 해당하는 범죄 1년까지 일곱 단계로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선고될 형이 아니라 법정형이 기준이므로 죄명이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Q감경을 받으면 공소시효도 짧아지나요?›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51조는 형법에 의하여 형을 가중하거나 감경한 경우에는 가중하거나 감경하지 아니한 형에 의하여 제249조를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에 따른 가중이나 감경은 시효 계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특별법에 별도의 가중구성요건이 있어 법정형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는 이와 구별됩니다.
Q외국에 나가 있으면 시효가 멈추나요?›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있었다면 멈춥니다.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이 그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 목적이 있었는지가 판단되고, 인정된 뒤에는 대법원의 법리가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이 목적이 국외 체류의 유일한 목적일 필요는 없고 여러 목적 중에 포함되어 있으면 충분하며, 그 목적과 양립할 수 없는 주관적 의사가 명백히 드러나는 객관적 사정이 없는 한 체류기간 동안 계속 유지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5도5916 판결).
Q공범이 먼저 기소되면 제 시효도 멈추나요?›
멈춥니다.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2항은 공범 중 한 사람에 대한 제1항의 시효정지, 곧 공소제기로 인한 정지가 다른 공범자에게도 효력이 미치고 해당 사건의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다시 진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 제252조 제2항에 따라 기산점도 최종행위가 종료한 때가 됩니다.
Q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을 받으면 무죄인가요?›
무죄가 아니라 면소입니다. 무죄는 범죄가 되지 않거나 증명이 없다는 실체 판단이고, 면소는 그 판단에 들어가지 않고 절차를 종결하는 재판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확인되면 공소권없음으로 불기소됩니다. 어느 경우든 형이 선고되지 않으므로 전과로 남지 않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자료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양형 판단은 사실관계, 증거,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