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6·약 8분

형을 아예 선고하지 않는 길 — 선고유예의 요건과 효과

선고유예의 요건과 효과

집행유예와 선고유예를 같은 것으로 아시는 분이 많습니다. 집행유예는 형을 선고하고 그 집행만 미루는 것이고,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것입니다. 형법 제59조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을 선고할 경우에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 선고를 유예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으면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봅니다. 구조를 정리해 드립니다.

선고유예의 요건과 효과, 집행유예와의 차이를 설명하는 법률 인포그래픽

집행유예와 무엇이 다른가

두 제도의 이름이 비슷해서 자주 혼동됩니다. 그러나 무엇을 미루는지가 다릅니다.

집행유예는 법원이 형을 선고합니다. 예를 들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고 하면 징역 6개월이라는 형은 이미 선고된 것이고, 그 집행만 2년 동안 미루는 것입니다.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룹니다. 법원이 유죄로 판단하되 형을 정해 선고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판결 주문에 형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형이 가벼운 사건만 대상입니다

형법 제59조 제1항은 대상이 되는 형을 정해 두었습니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입니다.

그러므로 1년을 넘는 징역이 예상되는 사건은 선고유예의 대상이 아닙니다. 집행유예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비교하면 범위가 훨씬 좁습니다.

같은 항은 제51조의 사항을 고려하여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라고 정합니다. 제51조는 양형의 조건을 정한 조문으로,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담고 있습니다.

전과가 있으면 대상이 아닙니다

제59조 제1항 단서가 가장 중요한 제한입니다.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자격정지 이상의 형이란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를 말합니다. 벌금형만 받은 전력이라면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유예기간이 지났는지, 형이 실효되었는지와는 별개로 판단된다는 점을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조문은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고만 정하고 있습니다.

제2항은 형을 함께 선고하는 경우를 정합니다. 형을 병과할 경우에도 형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선고를 유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징역형과 벌금형이 함께 문제 되는 사건에서 한쪽만 선고유예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보호관찰이 붙을 수 있습니다

제59조의2 제1항은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경우에 재범방지를 위하여 지도 및 원호가 필요한 때에는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조문에 재범방지를 위하여라는 목적이 명시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선고유예에 붙는 보호관찰은 처벌의 연장이 아니라 다시 범하지 않도록 돕는 장치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제2항은 그 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집행유예의 보호관찰이 유예기간 범위에서 정해지는 것과 달리, 선고유예의 보호관찰은 조문이 1년으로 못 박고 있습니다.

2년이 지나면 면소로 봅니다

제60조는 선고유예의 효과를 한 문장으로 정합니다.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면소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면소란 유죄나 무죄를 따지지 않고 절차를 종결하는 것입니다. 형이 선고된 적이 없으므로 그 형의 집행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고유예는 집행유예보다 한 단계 더 가벼운 처분으로 이해됩니다. 집행유예는 형이 선고된 상태에서 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 구조이지만, 선고유예는 애초에 형이 선고되지 않습니다.

유예가 깨지는 경우

제61조가 실효 사유를 정합니다. 제1항은 두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때, 그리고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된 때입니다. 이 경우 유예한 형을 선고합니다.

두 번째 사유를 보셔야 합니다. 새로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전과가 뒤늦게 발견된 경우에도 실효됩니다. 애초에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제2항은 보호관찰이 붙은 경우입니다. 보호관찰을 명한 선고유예를 받은 사람이 보호관찰기간 중에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에는 유예한 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제1항이 선고한다로 되어 있는 것과 달리 제2항은 선고할 수 있다로 되어 있습니다. 준수사항 위반의 경우에는 법원의 판단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재범방지의 관점에서 보면

선고유예를 받으려면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하다는 판단을 받아야 하고, 그 판단은 제51조의 양형 조건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중 범행 후의 정황이 실무에서 가장 다투어지는 항목입니다.

피해 회복을 위해 실제로 한 조치, 치료나 상담을 시작했다면 그 기록, 교육을 이수했다면 그 증명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말이 아니라 그 시점까지 이행한 내용이 자료가 됩니다.

보호관찰이 붙는 경우라면 그 준수사항을 지키는 것이 곧 유예를 유지하는 조건이 됩니다. 제61조 제2항이 준수사항 위반을 실효 사유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자료가 있다고 하여 결과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법원이 사건의 내용과 다른 사정을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준비할 때 확인할 것

첫째, 예상되는 형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지 확인하십시오. 그 범위를 넘으면 선고유예는 검토 대상이 아닙니다.

둘째,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있다면 제59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셋째, 형이 여러 개 병과되는 사건이라면 일부에 대한 선고유예가 가능한지 살펴보십시오. 제59조 제2항이 그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넷째, 유예를 받은 뒤에도 2년의 기간이 남아 있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그 사이에 자격정지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유예한 형이 선고됩니다.

Q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어떻게 다른가요?

집행유예는 형을 선고한 뒤 그 집행을 미루는 것이고,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것입니다. 대상 범위도 달라서 선고유예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인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Q벌금 전과가 있어도 선고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형법 제59조 제1항 단서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을 제외합니다. 자격정지 이상의 형은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를 말하므로 벌금형만 받은 전력은 이 단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Q선고유예를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형이 선고되지 않으므로 형의 집행 문제가 생기지 않고, 제60조에 따라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다만 수사와 재판을 받은 기록의 관리는 별도의 법령에 따르므로 그 부분은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Q보호관찰은 얼마 동안 받나요?

제59조의2 제2항이 1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선고유예에 붙는 보호관찰은 기간이 조문에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 집행유예의 경우와 다릅니다.

Q유예받은 뒤에 취소될 수도 있나요?

제61조 제1항은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그러한 전과가 발견된 때에는 유예한 형을 선고하도록 정합니다. 보호관찰을 명한 경우에는 제2항에 따라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 유예한 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