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일부 달라졌다면 피해자 진술을 믿을 수 없을까 — 성범죄 재판과 진술의 신빙성
성범죄 재판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피해자 진술 신빙성은 진술의 주요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객관적 사실과 모순되지 않는지, 허위 진술의 동기가 있는지 등을 종합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지로 판단합니다. 1심이 믿은 피해자 진술을 항소심이 부수적 사정만으로 배척한 판결을 파기한 대법원 판결을 정리했습니다.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일 때
성범죄 사건은 밀폐된 공간에서 단둘이 있을 때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 피해자의 진술 외에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접증거가 사실상 피해자 진술뿐인 경우에는 그 진술에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입니다. 법원은 다른 증거와 사건의 전체 사정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처음과 나중에 다르게 기억하거나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면 그 진술 전체를 믿을 수 없는 것일까요. 대법원은 2025년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피해자 진술 신빙성의 판단 기준과 항소심이 1심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한계를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의 처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4항은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9조의 죄, 곧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 간음이나 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을 같은 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합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준강제추행은 같은 조 제3항의 예에 따르므로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법정형이 됩니다. 이 법에서 아동·청소년은 19세 미만의 사람을 말합니다.
1심은 유죄, 항소심은 무죄였습니다
2025년 판결의 사건에서 피고인은 카풀로 처음 알게 된 13세 피해자가 술에 취해 차량 뒷좌석에서 잠든 틈을 타 추행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은 피해자와 친구를 증인으로 신문한 뒤 피해자 진술을 믿을 수 있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항소심은 피해자가 추행 부위에 관해 처음 진술서와 법정에서 다르게 진술했고, 진술분석관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으며, 피해자의 옷과 신체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고, 친구가 피해자가 착각했을 수 있다고 진술했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이 1심의 신빙성 판단을 뒤집으려면
대법원은 직접심리주의에 비추어 1심 증인의 진술에 대한 1심의 신빙성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항소심까지의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1심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은 판단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등).
또 항소심이 지적한 사정들이 수사와 1심 과정에서 이미 지적되었거나 1심이 이미 고려한 정황의 일부에 불과하다면 그 특별한 사정이나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등).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직접증거가 사실상 피해자 진술뿐인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를 진술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과 모순되지 않는지,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있는지 등을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며,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등).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해자가 직접 겪지 않으면 말하기 어려운 세밀한 정보를 포함해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일부를 기억하지 못한 것은 당시 중학교 1학년으로 술에 많이 취해 있었고 법정진술이 약 3년 5개월 뒤에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하면 신빙성을 배척할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도 그 시간과 장소에 피해자와 함께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고, 피해자가 허위 진술을 할 동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원심이 추가 증거조사 없이 1심이 이미 고려한 사정이나 부수적인 사정만으로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은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도15182 판결).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되므로 이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면
첫째, 피해자 진술을 다툰다면 사소한 차이가 아니라 진술의 핵심 부분이 일관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과 모순되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부수적인 사정만으로는 신빙성이 배척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1심에서 증인신문이 이루어졌다면 항소심에서 그 판단을 뒤집기는 쉽지 않으므로, 1심 단계에서 필요한 증거조사를 충분히 신청해야 합니다.
셋째, 아동·청소년 대상 사건은 법정형이 무겁고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처분도 따를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전체 절차를 고려해 대응해야 합니다.
넷째, 관련 위법행위를 한 사실이 있다면 재범을 막기 위한 노력을 구체적으로 준비하십시오. 법무법인 더프라임이 기획·제작한 온라인 재범방지교육의 수료증도 재범을 막기 위해 스스로 기울인 노력을 보여 주는 자료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명하는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을 대신하지 않으며, 형은 법원이 사건 전체를 보고 정합니다.
Q피해자가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면 진술을 믿을 수 없나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나이와 당시 상태, 법정진술까지 흐른 시간 등을 고려하면 일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도15182 판결).
Q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은 무엇으로 판단하나요?›
진술의 주요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객관적 사실과 모순되지 않는지,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있는지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합니다.
Q항소심은 1심의 신빙성 판단을 바꿀 수 없나요?›
바꿀 수는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1심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거나 이를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예외적인 경우여야 하고, 1심이 이미 고려한 사정만으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Q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의 법정형은 어떻게 되나요?›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4항에 따라 같은 조 제3항의 예에 의하므로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이 판결로 유죄가 확정되었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으므로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자료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양형 판단은 사실관계, 증거,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