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8·약 6분

술을 끊지 못해 음주운전을 반복한다면 — 법원의 치료감호청구 요구와 그 한계

음주운전과 치료감호청구 요구

알코올 습벽이나 중독으로 음주운전을 반복한 피고인에게 치료감호가 필요한 사정이 명백한데도 법원이 검사에게 치료감호청구를 요구하지 않았다면 재량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과 치료감호 조문을 정리했습니다.

음주운전 재범과 치료감호청구 요구를 설명하는 법률 인포그래픽

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음주운전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고도 다시 운전대를 잡는 사람 가운데에는 술을 스스로 끊기 어려운 상태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징역형만 살고 나오면 같은 생활로 돌아가 다시 범행할 위험이 남습니다.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은 알코올 습벽이나 중독이 있는 사람에게 치료감호를 할 수 있는 길을 두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재범 위험과 감호 상태에서의 치료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충분한데도 이를 충실히 심리하지 않고 판단을 끝낸 원심에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음주운전 치료감호의 요건과 법원의 역할을 조문과 대법원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알코올 중독도 치료감호 대상입니다

치료감호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알코올 등을 식음·섭취하는 습벽이 있거나 그에 중독된 사람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을 치료감호대상자로 정합니다. 여기에 더해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어야 합니다.

같은 법 제16조 제2항 제2호는 이 글에서 다루는 제2조 제1항 제2호 대상자를 치료감호시설에 수용하는 기간의 상한을 2년으로 정합니다. 제18조는 치료감호와 형이 함께 선고되면 치료감호를 먼저 집행하고, 그 기간을 형 집행기간에 포함한다고 정합니다.

청구는 검사가, 요구는 법원이 합니다

치료감호법 제4조 제1항은 검사가 치료감호대상자가 치료감호를 받을 필요가 있으면 관할 법원에 치료감호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항은 청구할 때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의의 진단이나 감정을 참고하도록 합니다. 공소를 제기한 사건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5항).

제7항은 법원이 공소제기된 사건의 심리 결과 치료감호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검사에게 치료감호 청구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규정이 법원에 요구 의무를 부과한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검사가 청구 권한을 독점하는 데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넉 달 사이 세 번의 음주 무면허 운전

2024년 판결의 사건에서 피고인은 혈중알코올농도 0.209%의 음주운전으로 벌금 1천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된 뒤, 넉 달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 0.2%가 넘는 상태로 세 차례 무면허 운전을 했고, 그중 한 번은 사고를 내고 도주했습니다. 그 뒤에도 무면허 운전 중 사고를 내고 도주했습니다. 1심은 징역 3년 8개월 등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피고인은 기소된 뒤 정신병원에 약 한 달간 입원했는데, 담당의사는 알코올 사용에 의한 정신 및 행동 장애와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를 진단하고 보호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의무기록에는 입원 전 1년 이상 매일 소주 2~3병을 마셨다는 내용이 있었고, 병원비 부담으로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원했습니다. 그런데도 1심과 항소심에서는 정신상태와 재범위험성에 관한 양형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치료감호청구 요구에도 재량의 한계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치료감호청구 요구 여부가 법관의 재량이라 하더라도 재범 방지와 사회복귀 촉진이라는 치료감호법의 목적에 따른 내재적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심리 결과 피고인의 재범 가능성과 감호 상태에서 치료받아야 할 필요성에 관한 구체적인 사정이 명백하게 확인되었는데도 요구 권한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매우 불합리하다면 재량의 한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범죄 전력과 범행 내용, 입원 경위, 의학적 소견, 가족 등 지지환경이 열악한 사정 등에 비추어 치료감호의 요건이 인정될 여지가 충분하고 시설에서의 치료가 더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정신감정 등으로 충실히 심리한 뒤 치료감호청구 요구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며, 인적사항 미제공으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4도9537 판결).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되므로 이 판결로 치료감호가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2025년 정신적 장애가 있는 소년의 살인미수 사건에서도, 장애의 내용과 재범의 위험성, 치료의 필요성 등에 관한 감정 등으로 치료감호청구 요구 필요성 등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고 장애 관련 주장을 불리한 양형요소로 삼은 점 등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도10910 판결).

음주운전 재범으로 재판을 받는다면

첫째, 음주 습관이나 중독 문제가 있다면 진단서와 진료기록, 입원·외래 치료 내역을 정리해 재판부에 제출하십시오. 법원이 정신상태와 재범위험성을 판단할 자료가 됩니다.

둘째,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있는지, 가족 등의 지지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하십시오. 대법원도 지지환경과 치료 단절 가능성을 판단 요소로 보았습니다.

셋째, 과거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안에 다시 음주운전을 하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따라 가중처벌되므로 전력을 정확히 확인하십시오.

넷째, 관련 위법행위를 한 사실이 있다면 재범을 막기 위한 노력을 구체적으로 준비하십시오. 법무법인 더프라임이 기획·제작한 온라인 재범방지교육의 수료증도 재범을 막기 위해 스스로 기울인 노력을 보여 주는 자료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명하는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을 대신하지 않으며, 의학적 치료를 대신하지도 않고, 형은 법원이 사건 전체를 보고 정합니다.

Q알코올 중독으로 음주운전을 하면 치료감호를 받을 수 있나요?›

치료감호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알코올 섭취 습벽이나 중독이 있는 사람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었고,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와 재범의 위험성이 있으면 치료감호대상자가 됩니다. 청구는 검사가 합니다.

Q법원이 치료감호를 직접 청구할 수 있나요?›

청구는 검사가 하지만, 법원은 심리 결과 치료감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검사에게 청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치료감호법 제4조 제7항). 대법원은 필요성이 명백한데도 요구하지 않은 것이 매우 불합리하다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4도9537 판결).

Q치료감호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제2조 제1항 제2호 대상자, 곧 알코올 등의 습벽이나 중독으로 치료감호를 받는 사람의 치료감호시설 수용 기간 상한은 2년입니다(치료감호법 제16조 제2항 제2호). 형과 함께 선고되면 치료감호를 먼저 집행하고 그 기간은 형 집행기간에 포함됩니다(제18조).

Q치료감호는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나요?›

공소를 제기한 사건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치료감호법 제4조 제5항). 위 사건도 항소심이 이 문제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변론을 종결한 것이 문제 되었습니다.

Q이 판결로 치료감호가 확정되었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인적사항 미제공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파기하고 돌려보냈으므로, 치료감호청구 요구 여부와 형은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