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4·약 6분

현관문 앞에 칼을 두고 갔다면 — 협박과 특수협박을 가르는 휴대의 기준

특수협박의 휴대 요건

특수협박의 휴대는 범행 현장에서 쓸 의도로 위험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대방 집 현관문 앞에 과도와 라이터를 두고 떠난 사건에서 협박은 인정하되 특수협박은 아니라고 본 2026년 대법원 판결을 정리했습니다.

특수협박의 휴대 요건을 설명하는 법률 인포그래픽

흉기를 두고 갔을 뿐인데

갈등을 빚던 상대방의 집 앞에 칼 같은 물건을 놓아두고 떠났다가 특수협박으로 기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칼을 쓴 것도, 들고 위협한 것도 아니니 특수협박까지는 아니라는 다툼이 생깁니다.

대법원은 2026년 이런 사건에서 협박은 인정하면서도 특수협박의 휴대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협박과 특수협박을 가르는 기준을 조문과 대법원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협박과 특수협박의 처벌

형법 제283조 제1항은 사람을 협박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고,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제284조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한 때를 특수협박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특수협박에는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휴대하여의 의미

대법원은 협박을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보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란 범행 현장에서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경우라고 봅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협박을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는 그 방법의 위험성 때문에 고지된 해악의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이 커져 공포심과 의사결정의 자유 침해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물건을 사용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적어도 범행 현장에 있는 위험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언제든지 그 물건을 사용해 해악의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판단할 때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범행 동기, 협박의 구체적인 방법과 해악의 내용, 위험한 물건의 종류와 위험성, 휴대하거나 사용한 경위와 방법, 범행 전후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관문 앞에 과도와 라이터를 둔 사건

2026년 판결의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고, 새벽 3시 반쯤 칼날 길이 9.7센티미터의 과도 2개와 점화용 라이터 3개를 들고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 동에 들어가 비상계단으로 올라간 뒤 피해자 집 현관문 앞에 이 물건들을 놓아두었습니다. 원심은 특수협박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앙심을 품고 피해자 집 현관문 앞에 과도와 라이터를 둔 행위가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이고 협박의 고의도 인정된다는 원심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과도와 라이터를 해악의 내용을 나타내는 매개물로 삼아 현관문 앞에 놓아둔 다음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고, 피해자가 이를 발견한 때에는 이미 현장을 떠나 그 물건들을 소지하거나 사실상 지배하고 있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피고인이 과도와 라이터를 용도대로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사실상 지배한 상태로 협박해 해악의 실현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험한 물건을 협박에 이용했더라도 휴대하여 협박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4도12341 판결). 검사의 상고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특수협박이 아니라는 것이지 협박 자체가 없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스토킹행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라목은 상대방등의 주거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경우 스토킹행위의 한 유형으로 정합니다. 이런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 같은 법 제18조의 스토킹범죄가 됩니다.

위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특수협박 외에 특수주거침입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으로 함께 기소되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스토킹처벌법 위반죄의 성립 등에 관한 검사의 상고도 배척해 원심의 무죄 부분을 유지했습니다. 위 스토킹행위 설명은 일반적인 법적 검토 기준이지, 이 사건의 스토킹 유죄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죄가 성립하는지는 행위의 횟수와 경위, 장소에 따라 따로 판단합니다.

협박이나 스토킹으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첫째, 문제 된 물건을 언제 어디에 어떻게 두었는지, 피해자가 발견할 당시 자신이 현장에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로 정리하십시오. 특수협박의 휴대 여부를 가르는 사실관계입니다.

둘째, 피해자와의 관계와 갈등의 경위, 같은 행동이 몇 번 있었는지를 정리하십시오. 반복된 행위라면 스토킹범죄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특수협박이 아니라 단순 협박만 인정되는 경우에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의 의사가 결론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 스토킹범죄는 현재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넷째, 관련 위법행위를 한 사실이 있다면 재범을 막기 위한 노력을 구체적으로 준비하십시오. 법무법인 더프라임이 기획·제작한 온라인 재범방지교육의 수료증도 재범을 막기 위해 스스로 기울인 노력을 보여 주는 자료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명하는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을 대신하지 않으며, 형은 법원이 사건 전체를 보고 정합니다.

Q흉기를 집 앞에 두고 가면 특수협박인가요?›

대법원은 피해자 집 현관문 앞에 과도와 라이터를 놓아두고 떠나 피해자가 발견할 때에는 이미 현장을 벗어나 있었던 사건에서, 위험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한 상태로 협박했다고 볼 수 없어 특수협박이 아니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4도12341 판결). 다만 협박 자체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Q칼을 실제로 휘둘러야 특수협박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범행 현장에서 사용하려는 의도로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녔다면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어도 휴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위험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언제든 사용해 해악의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는지가 기준입니다.

Q단순 협박과 특수협박은 무엇이 다른가요?›

협박은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이고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특수협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Q집 앞에 물건을 두는 것도 스토킹인가요?›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주거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스토킹행위의 하나로 정합니다. 이런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 스토킹범죄가 됩니다.

Q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단순 협박만 성립한다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인 의사를 밝힐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이미 기소되었다면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됩니다. 다만 처벌불원 의사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표시되어야 하고, 합의를 했다는 사실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의사는 구분됩니다. 그러나 특수협박이나 스토킹범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는 않으며, 합의는 형을 정할 때 고려되는 사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