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형에서 선고형까지 — 처단형을 정하는 가중·감경의 순서
가중·감경의 순서
처단형은 법정형에 가중·감경을 거쳐 정해지는 형의 범위로, 형법 제56조는 각칙 가중, 제34조 제2항 가중, 누범 가중, 법률상 감경, 경합범 가중, 정상참작감경의 순서를 정합니다. 대법원은 유기징역을 법률상 감경할 때 장기와 단기를 모두 2분의 1로 감경해야 하고, 판결이 확정된 죄와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를 감경할 때에도 2분의 1 미만으로는 감경할 수 없다고 봅니다.

판결문에 적힌 '처단형'이라는 말
판결문의 법령의 적용 부분을 보면 누범가중, 법률상 감경, 경합범가중, 작량감경 같은 말이 순서대로 적혀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정해지는 형의 범위를 처단형이라고 합니다. 조문에 적힌 법정형에서 출발해 가중과 감경을 거친 처단형이 나오고, 법원은 그 범위 안에서 실제로 선고할 형을 정합니다.
대법원은 처단형이 선고형의 최종적인 기준이 되므로 그 범위는 법률에 따라서 엄격하게 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같은 사유라도 어느 단계에서 가중하고 감경하느냐에 따라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형법은 그 순서를 조문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형법 제56조가 정한 여섯 단계
형법 제56조는 형을 가중·감경할 사유가 경합하는 경우 다음 순서에 따르도록 정합니다. 첫째 각칙 조문에 따른 가중, 둘째 제34조 제2항에 따른 가중, 셋째 누범 가중, 넷째 법률상 감경, 다섯째 경합범 가중, 여섯째 정상참작감경입니다.
제34조 제2항은 자기의 지휘·감독을 받는 사람을 교사하거나 방조해 범죄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로, 교사한 때에는 정범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고, 방조한 때에는 정범의 형으로 처벌합니다. 누범은 제35조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3년 안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경우로,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합니다.
법률상 감경은 장기와 단기를 모두 절반으로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는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법률상 감경할 사유가 여러 개 있으면 거듭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유기징역을 감경할 때에는 장기나 단기 가운데 하나만이 아니라 법정형의 장기와 단기를 모두 2분의 1로 감경한다는 것이 법문상 명확하다고 보았습니다. 장기 또는 단기 중 어느 하나만 2분의 1로 감경하거나 2분의 1보다 넓게 감경하는 방식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1. 1. 21. 선고 2018도5475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판결은 반드시 감경해야 하는 필요적 감경과 달리,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한 임의적 감경은 감경사유가 인정되더라도 법관이 감경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감경을 하는 이상 상한과 하한을 모두 2분의 1로 감경한다는 종래의 해석이 여전히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경합범 가중은 감경 다음에
여러 죄를 한꺼번에 재판할 때 각 죄의 형이 같은 종류의 유기형이라면,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에 정한 형의 장기를 합산한 형기를 넘을 수 없습니다.
제56조의 순서상 경합범 가중은 법률상 감경 다음, 정상참작감경 앞에 옵니다. 그리고 형법 제42조에 따라 유기징역은 1개월 이상 30년 이하이지만, 형을 가중하는 때에는 50년까지로 합니다.
정상참작감경은 맨 마지막입니다
형법 제53조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반성, 피해 회복, 처벌불원 같은 사정이 여기서 고려됩니다.
정상참작감경은 여섯 단계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앞 단계의 가중과 감경을 모두 거쳐 정해진 범위에 대해 마지막으로 적용됩니다.
뒤늦게 기소된 죄를 감경할 때도 같습니다
형법 제37조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도 경합범으로 정합니다. 제39조 제1항은 이런 경합범 가운데 판결을 받지 않은 죄가 있으면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고,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이 감경도 법률상 감경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55조 제1항이 적용되어, 유기징역을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 미만으로는 감경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사건에서 이번 재판의 대상은 향정신성의약품을 1회 판매하고 1회 판매하려다 미수에 그친 두 죄였고,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유기징역을 선택한 뒤 제39조 제1항에 따른 감경, 경합범 가중, 작량감경의 순서로 계산하면 처단형이 징역 1년 3개월부터 11년 3개월까지라고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그 하한을 벗어나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7도14609 전원합의체 판결). 이 수치는 이번 재판 대상인 두 죄에 경합범 가중까지 거친 그 사건의 계산이고, 법정형 5년 이상인 죄에 언제나 적용되는 범위는 아닙니다.
판결문을 받았다면 확인할 것
첫째, 법령의 적용 부분에 어떤 가중·감경 사유가 어떤 순서로 적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각 사유가 형법 제56조의 순서대로 적용되었는지가 처단형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감경 사유가 반드시 감경해야 하는 것인지, 감경할 수 있는 것인지 구별하십시오. 임의적 감경사유는 인정되더라도 감경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 선고된 형이 처단형의 범위 안에 있는지 계산해 보십시오. 처단형의 범위를 벗어난 형은 법리오해로 다툴 수 있는 사유가 됩니다.
넷째, 범위 안에서의 형이 무겁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양형의 문제이므로, 반성과 피해 회복 같은 양형자료를 어떻게 보완할지 함께 준비하십시오.
Q처단형은 무엇인가요?›
법정형에 형법 제56조의 순서에 따른 가중과 감경을 거쳐 정해지는 형의 범위입니다. 법원은 이 범위 안에서 실제로 선고할 형을 정합니다.
Q법률상 감경과 정상참작감경을 함께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형법 제56조는 법률상 감경을 넷째, 정상참작감경을 여섯째 순서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7도14609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건에서도 제39조 제1항에 따른 감경과 작량감경이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Q임의적 감경사유가 있으면 반드시 형이 줄어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한 임의적 감경의 경우 감경사유가 인정되더라도 법관이 감경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21. 1. 21. 선고 2018도5475 전원합의체 판결).
Q감경하면 형이 어디까지 내려가나요?›
유기징역을 법률상 감경하면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장기와 단기가 모두 2분의 1이 됩니다. 법률상 감경할 사유가 여러 개 있으면 제55조 제2항에 따라 거듭 감경할 수 있습니다.
Q선고된 형이 처단형 범위를 벗어났다면 어떻게 되나요?›
법률에 따른 처단형의 범위를 벗어난 형은 위법합니다. 대법원은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을 벗어나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7도14609 전원합의체 판결).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자료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양형 판단은 사실관계, 증거,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